“혀를 통해 맥을 짚고 전신 질환 진단과 체질 파악”
이 종 호
서울치대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교수
혀의 모양과 크기, 색조는 오장이나 몸 속 깊은 곳의 상태를 나타내며, 혀 표면의 백태를 모아 육부(六腑)나 몸의 얕은 곳의 상태를 보여준다. 백태가 정상보다 얇고 희미한 것은 오히려 몸이 차갑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로는 백태가 하나도 없어 마치 거울처럼 혀가 반들반들한 경우도 있다. 이는 위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져 혀가 제대로 자양을 받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백태가 치밀하고 두껍게 낀 상태는 대부분 소화기에 음식이나 담음이 정체된 상태가 많다. 백태가 빽빽하다 못해 색이 누렇거나 흑색으로 변하면 체내 정체된 노폐물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증거라고 한방에서는 생각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방에서는 혀를 통해 맥을 짚어 전신 질환을 진단하고 체질을 보듯이 진단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혀 자체에 생기는 병들은 어떠한 것이 있는가?
한방에서는 설창(舌瘡), 목설(木舌), 중설(重舌), 설열(舌裂), 설상매연(舌上煤煙) 등이 동의보감에 열거되어 있는데, 설창은 혓바늘이나 궤양성질환(카타르성 또는 아프타성 구내염), 목설은 혀가 딱딱하게 붓고 열이 나는 질환이며 급성 설염이나 혀의 양성·악성 종양을 포함한다.
중설은 혓바닥이 부어 혀가 하나 더 있는 것 같은 것을 말하며 타액선염이나 타석증이 이에 해당한다. 설상매연은 혀 갈라짐(설열)과 혀 표면에 연기 재가 있는 것 같은 흑모설(black hairy tongue)이다.
서양의학에서는 물집이나 궤양성 또는 염증성 설 병소, 백색이나 붉은색, 검정색 등의 색조나 모양 이상의 설병소, 악성이나 종양성 병소로 구분을 하나 한방 양방 모두 유사하다 할 수 있다.
1. 설염(구내염, 혓바늘)
설염은 구내염의 증상이 혀에 나타거나 혀에만 발생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데, 바이러스나 세균성 구내염(Herpetic 또는 Apthous stomatitis), 알러지(erythema multiform이나 접촉성 알러지 구내염), 항암제나 혈액 이상 시 올 수 있다. Herpes simplex virus에 의해 생기는 헤르페스는 무리하여 저항이 떨어진 경우, AIDS와 같이 면역결핍 환자, 장기 이식으로 면역억제제를 투여하고 있는 경우 그리고 백혈병과 같은 전신 질환 시 발병된다. 피곤하면 생긴다는 혓바늘은 입안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구내염의 일종이다. 혀 돌기인 설유두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혀에 희고 작은 돌기가 돋아나는게 특징이다. 음식 섭취 시 통증이 심해져 일상 생활에 불편을 초래한다. 혓바늘의 예방과 치료는 전신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비타민 A, C를 섭취하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흡연을 피하며, 항균 효과가 있는 가글로 입 안을 헹구거나 양치를 깨끗이 하는게 좋으며, 통증이 심하면 steroid gargle 등이 도움된다.
http://www.chihak.co.kr/news/1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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