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서는 홍보 필요성 절감 이제는 다른 원장님들 입장 이해가
두번째 개원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지만 좋은 일터 있음에 감사
원주·한사랑치과의원 원장
강원도치과의사회 군무이사
치과 이전한지 한 달. 이것 저것 하는 일 없이 바쁜 와중에 치학신문사로부터 수필을 의뢰받았다. “글재주 없는 제가? 수필을요?” 요즘 나에게 일어난 가장 큰 소재 거리가 뭐가 있을까... 역시나 이전 개원이다.
첫 치과는 근래에 보기드문 반경 20km에 유일한 독점 치과였다. 넘쳐나는 환자. 무려 14년간 좋은 시절을 보냈지만 그 시간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았다.
매일 왕복 100km 출퇴근. 구인의 어려움으로 거주지가 근처인 직원들과 한 차 가득 매일 함께 출퇴근했다. 내원 환자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어르신인 초초초고령 치과. 종종 환자를 잃게 되는 마음 아픈 경우도 발생하였다.
끊임없이 몰려오는 환자에 점점 지치고 무기력해지는 나를 발견. 의료인으로서 이러면 안되지..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안타까움을 갖게 될 즈음... 마침 교육 문제로 아내와 아이들을 서울로 이사 보내게 되었다.
‘그래 지금이 기회다~’ 이때가 아니면 절대 못 할 것이라 판단. 어떤 상황에서도 후회 없을 것을 다짐하며 치과 이전을 결정한다. 현재 거주중인 집근처로 장소를 정하고 하던 일을 하며, 새로운 일을 추진하는. 정신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기 시작한다.
14년 전 개원 경험이 있기에 그 어려움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기쁨과 감사로 시작하려 다짐하였고,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두 번째 치과의 이름은 한사랑치과로 정하였다.
역시나 개원을 하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어려움들이 있었다. 어려움을 마주할 때 돌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며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감사하게도 고마운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났고 그 분들의 도움으로 개원을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진료를 시작하게 되었다.
18년 차 치과의사. 하지만 경쟁이라곤 전무했던 기존의 자리에서 새로운 환경으로의 적응은 쉽지 않은 개원 1개월 차 신규 치과 원장. 경영적으로는 손익분기점 저~~~아래의 현시점.
가족의 생계와 직원들 월급을 책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위태로움 속에 매일 아침 마음을 다잡고 출근한다. 하지만 어려움 앞에서 불쑥 불쑥 올라오는 화와 욕심을 애써 누르며, 나 또한 특별하지 않음을 발견하게되고, 개원시에 만났던 이들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
첫 치과에서는 간판의 불을 켜지 않고도 잘 지냈지만, 도시에서 신규 치과로 자리를 잡으려면 홍보가 절실하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한 동안 자리잡은 치과원장으로 배불리 지내며 과잉 광고를 했던 후배 원장님께 어쭙잖은 조언을 한 적이 있었다. 지역 치과의사회에 잘 참석하지 않고, 간혹 나와도 항상 표정이 어두운 분이었다. 이렇게 체험해보니 그 입장이 이해가 가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힘으로 도무지 어찌 할 수 없는 어려움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나는 의식적으로 내려놓으려 노력한다. 나와 내 소유를 내려놓고 세상을 보면 감사한 것들을 바로 볼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믿고 의지하며 함께 나아가는 가족과 직장 동료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는 그들이 있기에 나 또한 가장이자 원장으로서 내 역할을 기쁨으로 해나갈 수 있음을 인정한다.
고령의 환자분들이 먼 길 마다 않고 왕복 두 시간을 서툰 운전으로 찾아와 주시는 것을 보면 감사의 마음이 절로 든다.
내게 이런 어려움이 없었다면 이 소중한 일상에 감사할 수 있었을까. 힘들어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그 고난마저도 감사였다.
의료기관 개설 허가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 이전을 준비하며 지금껏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다. 비록 지금 경제적으로는 매우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본업인 치과로 사랑을 전하고자 하기에 좋은 일터가 있음에 감사하다.
한분 한분 찾아오시는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며 정성껏 진료할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하다.
내 일처럼 열심히 임하는 직원들과 함께 매일 아침 회의를 하며 활기찬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치과계라 하지만 동료의 권위를 인정하며,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사랑을 전하는 치과의사가 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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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클리닉으로 이전하기전 기존 클리닉을 떠나면서 치과가족들이 만들어준 감사의 선물을 가족과 함께 펼쳐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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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한사랑치과에서 즐거운 간식타임을 가지며 회의중인 필자(오른쪽)와 직원들 |
http://www.chihak.co.kr/news/18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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