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정 강
사람사랑치과 원장
1988년 10월 서울마포 로타리클럽에 창립회원으로 참여했다. 27명 중 5명이 고교 친구로 새로운 회원들과 어울리기도 수월했고, [주회] 이름으로 매주 만나다 보니 다른 누구보다도 친한 사이가 됐다. `로타리안`이라고 불리는 회원 구성은 다양한 직종을 원칙으로 하며 모임에서 호칭(互稱)은 이름이나 직함 대신 허물없이 쓰기 위하여 별칭인 호(號)를 쓴다. 가지고 있던 호 奭岩(석암)을 처음으로 쓰기 시작했다. 사업가, 의사, 약사, 국회의원, 교수, 성악가, 무용가 등 다양한 회원들과 어울리며 생각의 폭도 넓힐 수 있었다.
자매 클럽으로 미국, 필리핀, 일본 클럽과 결연했으며 이중 `Rotary Club of Nara West`와는 여러 차례 교차 방문을 하면서 즐거움을 참 많이 나눴다. 일본 클럽의 환대는 절도 있고 지극하여 따라 하기 힘들 정도였다.
로타리안으로 9년 되는 해에 회장이 됐다. 로타리클럽의 속성을 소개하려고 취임사 일부를 옮겨본다.
“로타리 운동은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봉사단체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이러한 모임에 참여하여 친구를 사귀고 아울러 이웃에게 봉사할 수 있는 일은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글렌 W.킨로스 97-98년도 국제로타리 회장이 설정한 표어는 [Show Rotary Cares] 즉 로타리의 따뜻한 손길과 마음을 빈곤한 이웃들에게 보여주자는 것입니다. 이에 부응하여 회원 여러분께서도 빈곤한 이웃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많은 기쁨을 느끼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로타리안의 덕목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겠으나 역시 출석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로타리 활동의 모든 것은 출석에서 시작된다고 믿으며, 재정적인 참여가 필수적일 것입니다. 회원 중에 생일이면 헌혈하는 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특별하거나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봉사의 인]이나 [P.H.F]에 참여하는 전통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로타리안에게는 책임만 있고 권리는 없다고 합니다.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재단에 US$ 1000 이상을 기부하는 경우 소위 [P.H.F, Paul Harris Fellow]라는 칭호를 부여하는데 이는 1905년 [로타리]를 시작한 폴 해리스(Paul P.Harris,1868-1947)에서 따온 것이며, [초아의 봉사]라는 뜻을 담아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봉사의 인` 칭호를 준다. 1991년 맹인 박사 강영우 미국 Munster 클럽 로타리안의 제의로 노태우대통령이 국제로타리클럽 `폴 해리스 펠로` 명예회원이 됐는데, 이때 서울마포로타리클럽이 대통령의 P.H.F.를 스폰서하여 청와대 오찬에 초대를 받은 일이 있었다.
`로타리안`이 평소에 말하고 행동할 때 다짐하는 지침으로 소위 `The Four-Way Test` 가 있다. 1. Is it the truth? 2. Is it fair to all concerned? 3. Will it build goodwill and better friendships? 4. Will it be beneficial to all concerned?
회원으로 들고 나는 이들이 수십 명인 가운데, 20년 째가되던 해에 그만하겠다고 했다. 필자보다 더 열심이던 고3 때 같은 반이던 친구가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자기도 그만두겠다고 해서 덜 민망했다. 열심이던 몇이 빠지고 얼마 후 클럽 이름이 사라지고 새로운 이름의 클럽이 탄생했다. 몇 해 전부터는 로타리 인연을 되살려 대여섯이 가끔 만나 별칭인 호를 부르며 옛정을 나누고 있다.
시간적인 투자와 재정적인 지출도 만만치 않았으나, 치과의사를 대표한다는 생각을 줄곧 지니면서 직간접으로 봉사활동에 참여 한 로타리안 20년은 그런대로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http://www.chihak.co.kr/news/19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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