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진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2024 파리 올림픽’의 콘셉트는 ‘저탄소·친환경’ 이었다.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기간 선수와 관중에게 제공하는 식사 메뉴에 채식의 비중을 두배 늘려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친환경 올림픽을 위해 선수촌에 에어컨도 설치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지만, ‘노 에어컨’ 원칙을 고수했다. 그런데 이번 저탄소·친환경 올림픽에 한 가지 빠진 것이 있었다. 바로 전 세계인이 동참할 수 있는 ‘실천운동’이다.
기후위기는 인류가 함께 극복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올해 전 세계의 가장 큰 위험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날씨’를 꼽았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전 세계인의 행동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2021년부터 식생활 을 바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저탄소 식생활’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배출을 줄인 친환경 농수산식품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남김없이 먹으면서 먹거리의 생산과 유통·가공·소비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감축하는 운동이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6차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의 원인을 ‘인간’이라고 명시한 연구결과에 과학적 근거를 뒀다. 원인이 인간이라면 해결책도 인간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31%가 먹거리에서 나오는 만큼 이 분야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저탄소 식생활 운동은 인간의 행동을 바꾸고, 소비자가 공급자를 변화시키고,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운동이다. 지금 바로, 누구나 실천할 수 있어 국가나 언어의 장벽 없이 일상생활에서 시작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프랑스 까르푸 등 세계적인 기업과 미국 워싱턴 D.C,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등 전 세계 46개국 700여 기관에서 동참하고 있다. 특히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는 12월 7일을 '저탄소 식생활의 날'로 선포하고 일상속 저탄소 식생활 실천을 장려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시작한 캠페인이 지난 3년간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하지만 더욱 폭넓은 ‘연대’가 필요하다. 인류는 지구라는 공동의 집에 사는 한 민족이기 때문이다. 인종과 국가, 대륙을 넘어 글로벌 시민으로 하나가 되는 올림픽 시기에 '저탄소 식생활' 운동이 전 세계에 확산돼야 했다. 이를 통해 ‘저탄소·친환경’ 올림픽으로 치러진 2024 파리 올림픽의 의미도 더하고, 기후위기 해결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다.
세계인이 연대한다면 기후위기는 반드시 극복될 수 있다. 고리 다섯개가 서로 얽혀있는 모양의 오륜기가 전 세계인의 연대를 상징하듯이,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지금의 위기는 더 나은 미래로 향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지구를 위해, 다 함께 기후행동 에 나서자, 인류의 미래가 우리의 행동에 달려있다.
http://www.chihak.co.kr/news/1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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