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분비 역할인 베타세포를 활성화시켜 혈당조절 기여
조 재 오
경희대치전원 외래교수
여주는 열대원산 과일의 하나로, 수세미와 비슷한 박과 식물이다. 학명은 dica charantia 이며 영어로는 Bitter Melon으로 불리고, 한자로는 한자이름 (苦瓜;고과) 발음을 그대로 읽어 고과라고 부른다. 여주가 우리나라에서 과일로 분류되는 것은 수박, 멜론 등의 박과 식물들이 주로 과일로 인정받는 과일채소로 분류되기 때문인데, 맛으로 보나 용례로 보나 실질적으로는 오이, 박과 같은 채소로 사용된다.
여주는 대한민국에서는 주로 여름철에 수확한다. 덜 익은 녹색 열매 전체를 식용하며 맛은 쓰다. 익으면 노랑-주황을 거쳐 거의 빨갛게 되는데, 익은 열매도 식용은 가능하나 노랗게 변한 껍질은 더 써지기 때문에 먹지 않고 속의 붉은 태좌(씨를 감싼 과육)만 먹는다. 익어서 붉게 된 태좌의 맛은 약한 단맛이 도는 것을 빼면 밍밍한 편이다. 씨앗은 약용으로 이용하며, 여주 자체를 관상용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덜 익은 녹색 여주라도 후숙되어 바로 다음날에 노란색이 될 때가 있는데 더 후숙시키면 스스로 껍질이 찢어져서 안의 내용물이 바닥에 쏟아질 수도 있다. 필자는 선친께서 초등학교 교장을 역임하셔서 항상 교장관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관사울타리에 관상용으로 여주를 심어서 여주가 익으면 발가케 익은 들척지근한 과육을 먹었으나 당시에 요지음처럼 다양하게 요리에 이용한 기억은 없다.
여주는 칼륨 함량이 높은 식물로, 미국 농무부(USDA)가 제시한 기준으로는 100g당 약 600mg 이상이고 이는 채소 평균인 169mg를 약 3.5배 상회한다. 특히 말려 먹는 경우엔 수분 증발로 무게 100g당 칼륨이 1g에 가까우므로 심장과 콩팥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당뇨에 좋다고 여주를 말려 차로 끓여 먹다가(여주차) 고칼륨혈증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여주의 쓴 맛은 여주에 포함된 쿠쿨비타신(Cucurbitacin)이라는 독성물질이 원인이기 때문에 쓴 맛을 제거하지 않은 여주를 과량섭취하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실 여주는 한국에서 흔하게 식용되는 과일은 아니며 건강식품 과일로서의 인지가 더 높다.
여주에 많은 카란틴(charantin)과 P-인슐린(P-insulin)은 천연 인슐린(식물인슐린)이라 불리며 당뇨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식물 인슐린은 우리 몸속의 인슐린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펩타이드의 일종으로 특히 여주 열매와 여주 씨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여주가 인슐린 분비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베타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물론 그 자체에 다수 함유된 인슐린과 같은 효능의 물질이 궁극적으로 혈당 조절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여주는 인슐린 분비에 의한 효과보다는 간 내에서 당 이용을 증가시켜 혈당을 조절한다고 보고됐다. 식물인슐린은 간에서 당분(포도당)이 연소되도록 돕고 또한 포도당이 체내에서 재합성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당뇨병 환자의 혈당치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여주에는 혈당저하, 강압, 지방대사 촉진, 이뇨작용에 우수한 효능이 있다. 일본에는 여주를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변비, 비만, 아토피, 녹내장에 적극 추천하고 있다. 여주의 당뇨병에 대한 효과는 다른 어떤 식품보다도 커서 ‘먹는 인슐린’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고 한다. 또한 부작용도 전혀 없다.
카란틴은 인슐린이 분비되는 췌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지용성 성분이다. 이들 두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여주가 최근 당뇨병 환자수가 크게 늘고 있는 세계 각국에서 연구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여주를 먹으면 당이 근육에 잘 흡수돼 체내 에너지 연소 효율이 높아지며 당뇨병 환자 특유의 무력증이 개선된다. 더구나 여주에는 비타민C나 베타카로틴 같은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당뇨병의 합병증인 건망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혈관성 질환에 대한 예방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혜선 등의 연구에서 여주발효추출물이 혈당 강하와 간 손상 억제 및 혈중 지질 조절 등 건강기능식품으로서의 개발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을 보고 하였다. 또한 Chen등은 여주의 추출물을 실험동물에 투여시 인슐린 저항성과 혈중 인슐린과 펩틴 농도는 감소하고 체내 지방중량을 감소시키며 당뇨뿐만 아니라 고지혈증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하였다.
여주는 예전에 건강식품과 당뇨병 관련해 재조명받기 전까지는 수세미, 조롱박과 함께, 거의 정원 관상용으로 재배되었다, 중국에서는 쿠과(苦瓜 [kǔ guā])라고 불리며, 한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전국적으로 아주 흔한 채소로 가정에서도 자주 요리해서 먹는다. 대표적인 요리로는 쿠과차오지단(苦瓜炒鸡蛋)이 있는데, 여주 달걀볶음으로 달걀의 고소함과 쓴 여주와 어우러지는 것이 일품이다.
여주는 오키나와를 상징하는 식물로, 1997년부터 오키나와에서는 5월 8일을 "고야의 날"로 제정했다. 오키나와에선 여주로 담근 장아찌나 무친 음식도 쉽게 볼 수 있으며, 일본의 장수촌인 오키나와 사람들은 강한 자외선에도 불구하고 피부 연령이 낮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외에도 여주를 피클로 담그거나 냉국으로 먹기도 하며 말려서 차로 마시거나 갈아먹는 등의 다양한 섭취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http://www.chihak.co.kr/news/1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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