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인공 정원 궁남지(宮南池)
기 태 석
대전·기태석치과 원장
삼국사기 속 궁남지(왕궁의 남쪽에 조성된 연못)
궁남지는 1,400여 년 전에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정원으로 부여(궁)의 남쪽에 있는 인공 연못이다. ‘삼국사기’에 보면 “백제 무왕 35년(634년), 궁의 남쪽에 못을 파고 20여 리 밖에서 물을 끌어다가 채우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었으며 못 가운데는 섬을 만들었는데 방장선산(方丈仙山 )을 상징한 것”이라는 기록으로 보아 무왕 때 만든 궁의 연못으로 추정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동해 한가운데에 이상향인 신선이 사는 삼신산이 있다고 생각하여 정원의 연못 안에 삼신산을 만들고 불로장수를 빌었다고 한다. 연못의 동쪽 언덕(화지산 유적)에서 백제 때의 기단석과 초석, 기와 조각 등이 출토되어 근처에 이궁離宮(별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연못 주변에서는 궁 안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우물과 주춧돌이 발견되었다.
또한 못의 중앙부에 석축과 버드나무 흔적이 남아있어 섬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연못의 형태와 크기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배를 띄우고 놀았다는 기록이 있어 크기를 짐작할 뿐이다.
삼국유사 속 궁남지
궁남지는 백제 무왕의 출생 설화와 연관이 있는데 ‘삼국유사’에 따르면 무왕의 어머니가 과부가 되어 서울 남쪽 못 가(남지南池)에 집을 짓고 홀로 살고 있었는데, 용신龍神과 통하여 아들을 얻었다. 그 아이가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와 결혼한 서동薯童이며 아들이 없던 법왕의 뒤를 이은 무왕이 서동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설화는 이곳이 별궁 터였고 궁남지가 백제 왕과 깊은 관계가 있는 별궁의 연못이었음을 추측하게 한다.
 |
| 신라의 인공호수 월지(안압지 674년 문무왕)보다 40여 년 먼저 만들었으며 신라의 안압지 조경은 궁남지로 대표되는 백제식 조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 연못 안에 정자와 다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정자인 포룡정抱龍亭(용을 안았다.)의 현판은 부여 출신으로 국무총리였던 김종필이 썼다.(1971) |
백제 궁남지로서의 진위여부
한편, 2016년 8월 KBS 대전 총국은 ‘백제 정원 궁남지’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는데 이곳에서 궁남지라고 단정 지을 발굴 성과도 없으며, 섬 위의 정자와 다리는 문헌에서도 등장하지 않았고, 이후 발굴조사에서 백제 때 유물은 발굴되었지만, 왕궁 정원의 흔적이라고 할만한 유물들은 없었다는 사실 등을 근거로 현 궁남지는 새롭게 만들어진 정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 이후 익산 천도설을 주장하던 익산시에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무왕의 생가터인 ‘서울 남쪽의 못가’가 궁남지가 아니라 익산 마룡지라고 주장하며 마룡지 부근을 다시 발굴조사를 시작하였다.
두 지자체의 주장에 대한 사학계 결론이 어떻게 전개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익산 천도설에 대해서는 익산 백제에서 다시 이야기될 것이다.
 |
| 언제부턴가 궁남지의 주인공이 연꽃으로 바뀌었다. 7월 초에 열리는 궁남지 연꽃 축제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
http://www.chihak.co.kr/news/19556
관련기사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