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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흥 우
李興雨齒科 院長, 哲博
헌법재판소가 바쁘다. 작년 4.10 총선이 끝난 후 2014년부터 시작된 사전선거의 문제점 해결을 바라면서, 사전선거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헌재에 문의하는 글을 수도권 일간지에 보냈지만 출고되진 못했었다.
최근 사전선거 제도가 다시 논란의 전면에 서니, 시대 요구인가 싶어 묻혀 있던 원고를 꺼냈다, 몇 년 연재 기회를 얻어 철학 및 시사에 관한 소견을 본보에서 펼쳐오던 터였지만, 이제 주제도 말라 마감 인사를 고민하던 차에 흘러간 원고로 지면을 채우니 편집국에 죄송할 따름이다. 10개월 세상사의 변화 폭을 살펴본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대통령은 계엄령의 원인으로 29회의 탄핵 남발과 부정선거 의혹을 지적했지만, 헌재는 탄핵 재판에서 근거 자료가 되는 선관위 서버의 조사 요구는 기각했다. 다행히 이영돈 PD의 부정선거 다큐, ‘부정선거 그 실체를 밝힌다’가 제작되어, “개인정보 보호법 등에 저촉되어 전산 서버를 공개하지 못한다는 선관위는 법 뒤에 숨지 말고 서버를 까고, 통합선거인명부를 공개해 단 하나의 선거구만이라도 전수조사해서 의혹을 말끔히 없애자”라고 결론을 맺는다.
사전선거 시 투표관리관 도장을 미리 용지에 인쇄해놓지 말고 직접 손으로 찍고, 전자개표기도 쓰지 말고 독일, 프랑스, 대만처럼 손으로만 수 개표하자고 방지책도 내놓는다. 독일 공영방송 ARD1도 한국의 계엄령·부정선거 다큐를 공개했다(25.2.25). 장동혁 의원도 3월 4일 사전투표를 폐지하는 대신, 부재자투표로 보완하고 수요일에 치러지던 본투표를 금·토·일 3일 치르게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매일신문). 10개월 전, 필자의 글은 아래와 같다.
행안부에서 공명선거하자며 ‘법대로 투표관리관 도장을 찍자’라고 했지만, “(손도장을 찍으면) 투표자가 줄 서서 오래 기다리다 되돌아갈 수도 있다”라는 선관위의 억지 반대로 무산되었다. 대량 인쇄된 가짜투표지를 막는 좋은 방책이었다. 사전선거와 전자개표기는 없애야 한다. 사전선거는 헌법상 비밀선거 위반 가능성이 크고, 여론조작의 미끼도 될 수 있다.
사전투표지에는 특정 개인의 바코드가 찍혀 나오고, 여기에 기표한 투표지를 4~5일 후 전자개표기에서 스캔하므로 누가 누구를 찍었는지 알 수 있다. 헌법상 비밀선거 위반이다. 그래서 전자개표기를 쓰면 안 된다. 투표 성향이 노출된 자료가 해킹으로 여론조사업체에 넘어가면, 여론조작까지 가능하다(A성향 전화번호 600곳, B성향 400곳 주면, A지지도 대략 60% 나옴).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여론조사 회사 88곳 가운데 30곳의 등록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2024년 1월 밝혔다. 선관위 산하 여심위는 여론조사의 휴대폰번호제공, 심의, 조치, 범죄 조사를 할 수 있다. 이것이 자녀 채용 비리(감사원 발표:10년간 878건)에도, 행안부 장관의 권고에도 꿈쩍 않던 선관위의 숨겨진 힘일지도 모른다.
사전투표지 한 장이나 당일 투표지 한 장의 가치가 같다는 전제로 선거제도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전선거의 결과가 한쪽에만 유리하게 수천 번 나온다면 두 표의 가치가 달라져 공정성이 깨진다.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245개 지역구 모두에서 사전투표 득표율이 자신의 당일 투표득표율보다 우세했다. 같은 동네 사람이면 미리 찍으나 당일에 찍으나 같은 표심으로 찍을 텐데, 유독 사전에 가면 특정 후보를 더 찍는다? 게다가 245개 선거구에서 동시에 이런 일이 생긴다? 이렇게 될 확률은 , 제로다. 지구상에선 불가능하다.
민주당 후보들은 출마한 전국 3405개 읍면동 중 3344곳에서 사전득표율이 자신의 당일 득표율보다 높았다. 의혹이 많던 2020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95%의 읍면동(3332)에서, 2022년 대선에선 97%의 읍면동(3408)에서 사전선거 결과가 우세했다(선관위 홈피 참조).
통계학적으로 표본이 클수록 사전득표율과 당일 득표율의 차이는 없어진다(2016년 총선 시 차이는 1~2%였다). 2024년처럼 천만 명 이상의 사전선거에서 10% 이상 차이로 특정 정당이 우세했다면, 그 자체로 이 제도는 불공정한 것이 된다. 사전선거가 있어서 특정 정당은 얼마나 좋았을까.
특정 정당 후보들의 사전투표 결과가 출마한 245개 선거구 모두, 전국 대부분(3344곳) 읍면동에서 당일 투표보다 우세하다는 사실은 사전선거의 불공정성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이다. 사전선거가 비밀·공정선거에 위반되는지 헌법재판소의 심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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