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장수가 아닌 건강장수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치아부터
치과는 단순한 치료기관이 아닌 건강한 미래위한 전진기지
임 지 준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장
스마일돌봄 운영위원장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외래교수
따뜻한치과병원 대표원장
치과는 언제나 국민 곁에 있어왔지만, 정작 치과가 건강수명 연장의 핵심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장수국가로 자리매김했지만, 기대수명 85세에 비해 건강수명은 70세에 머물고 있다. 노년기의 15년을 병상과 돌봄에 의존하는 현실은 단순히 오래 사는 삶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연명의 시간을 의미한다.
이제는 연명 장수가 아닌 건강 장수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며, 그 출발점은 바로 입안, 치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사람은 먹어야 산다. 잘 씹고, 잘 삼키고, 잘 소화 시켜야 면역이 유지되고, 체력이 유지된다.
하지만 씹는 기능이 무너지면 그 모든 과정이 흔들린다. 영양 섭취는 불균형해지고, 면역력은 떨어지며, 뇌 기능과 전신 건강까지 급속히 퇴보한다.
스마일재단이 실시한 요양원 구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의 평균 잔존 치아 개수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같은 연령대 어르신들보다 7개나 적었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치아가 적으면 음식 섭취가 어려워지고, 그 결과로 근육이 감소하고, 인지 기능 저하와 함께 치매 위험도 커진다. 실제로 남은 치아 수가 적은 노인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도 다수 존재한다.
결국, 치아를 지키지 못하면 노년의 자립적인 삶은 무너지고, 요양시설 입소 시기가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필자는 ‘건강수명 5080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50년까지 국민의 건강수명을 80세로 끌어올리자는 국가적 실천 비전으로, 그 시작 역시 '치아 튼튼'에 있다.
오는 5월 2일, '오복데이 (건강 장수의 날)'에 국회에서 이 비전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치과계가 선도하여 의료계, 복지계, 시민사회 등 건강 장수와 관련된 여러 단체들을 아우르고, 함께 실천 전략을 세워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단순한 치과계의 슬로건이 아닌, 대한민국의 건강 미래를 위한 공동 선언이며, 치과계가 국민 건강정책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제 치과계의 역할은 명확해졌다. 병원 안에서 환자를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 치과의사는 마을로, 복지관으로, 요양원으로 나아가야 한다.
구강검진은 국민건강검진의 핵심 항목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구강 기능 저하에 대한 조기 진단과 치매 예방을 위한 연구 역시 치과계가 이끌어야 한다.
구강건강은 결코 별개의 영역이 아니다. 입안에서 시작된 작은 불균형이 전신 건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미 국민건강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제 치과계는 구국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다. "구"강건강을 넘어 "국"민건강으로, 국민건강을 넘어 국가의 미래로 가는 이 길은 우리가 반드시 걸어야 할 길이다.
건강한 치아는 곧 건강한 삶이다. 치과는 더이상 단순한 치료 기관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를 지키는 전진기지이며,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파트너다. 우리가 치아를 지키면, 국민을 지킬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치과계가 나아갈 구국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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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수명 5080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임지준 건강수명5080 준비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필자)이 프로젝트 팻말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양대림대한물리치료사협회장(왼쪽 세번째), 이지은대한작업치료사협회장(네 번째)) |
http://www.chihak.co.kr/news/19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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