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다녀오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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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08/29 치학신문

어디를 다녀오셨습니까
캄보디아 봉사활동- 2

독지가가 기부해 주신 신발로 신발잔치 벌여

근관 충전 끝나면 새우등처럼 굽어있는 느낌

저희 팀은 프놈펜에서 두어 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깜퐁짬주의 오스와이 마을과 깜퐁츠낭주의 쏭 마을에서 총4일에 걸쳐 진료를 했습니다.
두 마을 다 비포장 도로를 한참 동안 열심히 달려야 갈 수 있는 그야말로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둘 다 작은 마을이어서 그런지 진료해야 할 환자수가 아주 많지는 않았는데, 이것이 천만 다행이었던 것은 당일에 완료해야 하는 근관치료가 시간이 상당히 많이 소요되었던 탓이었습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줄줄 흐르는 땀을 훔쳐가며 대구치 근관치료를 하고 있노라면 한두 시간이 훌쩍 흐르는 것도 몰랐습니다. 근관 충전이 끝나면 어느덧 새우등처럼 등허리가 굽어있는 느낌은 아마도 근관치료를 직접 해보신 분들만 아실 것입니다. 근관치료에 너무 열중하다 보니 환자를 두 명 밖에 못봤는데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얼른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분발하리라 다짐하며 점심으로 주어진 바게트 빵을 먹으려는데, 캄보디아 아이들 몇 명이 빵을 달라고 모여듭니다. 딱 보아도 눈빛에 장난기가 가득한 개구쟁이들입니다.
말은 안 통하지만 이 아이들이 분명히 20년 후쯤에는 이 사회에 큰 일꾼이 될 것이라 기대하며 눈을 맞춥니다. 물론 빵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아이들 이름이라도 물어보고 싶었기에, 캄보디아 말을 하나도 익히지 않고 캄보디아에 온 제 자신을 어리석다 생각하며 다음에는 꼭 기본 회화 정도는 익히고 오리라 다짐하였습니다. 마당에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는 1학년 재학생들은 벌써 아이들과 상당히 친해진 것 같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진료보다 저기 멀리서 기차놀이 하고 있는 아이들 틈에 끼어 놀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분의 간절한 눈빛에 압도되어 다시 진료에 집중합니다.
7월의 캄보디아는 날씨가 정말 덥고 습했습니다. 진료하는 중에 땀이 비 오듯이 흘러내리니 에어컨 나오는 한국의 진료실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진료하는 선배에게 힘내라고 후배들이 옆에서 부쳐주는 부채질 산들바람에 한국 진료실에 대한 공상은 훌쩍 또 날아가 버리고 진료에 다시 집중합니다. 잠시 고개를 들어 둘러보니 저마다 비지땀을 흘리며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자신의 임무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한쪽에서는 1학년 학생들이 어린이들 불소도포에 한창이고, 또 한쪽에서는 덴티폼과 치솔을 들고 양치질 교육에 열심입니다.
이번 캄보디아 봉사팀은 진료 외에도 많은 것을 나누어 주고 돌아왔습니다. 한쪽에서는 한국의 한 기업에서 기부해 준 어린이 옷을 꺼내 나누어 주느라 바빴습니다.
진료 중에 잠깐 잠깐 보았는데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이 아이들도 분명히 수십 년 후에는 훌륭한 어른이 될 것을 상상하며 혼자 웃어보기도 합니다. 한쪽에서는 신발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한국에서 어떤 고마운 분이 기부해 주신 신발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저도 아직 한번도 못 신어본 유명 상표의 운동화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