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를 이끌어갈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연구한 34년이 자랑스럽습니다.”
1978년 서울치대를 졸업하고 1982년부터 34년간 교단과 진료실에서 봉직하다 얼마전 정년으로 연구실을 떠난 홍삼표 교수(서울치대 구강병리학교실·사진)가 구강병리에 흥미를 갖고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구강악안면에 발생하는 질환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 왔다고 밝혔다. 홍 교수의 구강병리학은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기로 정평이 나있다. 홍 교수는 구강암과 치성종양 타액선 종양 구강편평세포암종의 침습 및 전이기전 구강암환자의 예후측정법을 비롯해 치성낭 및 치성종양에 관한 연구에 관심을 가졌다.
다양한 전공분야에서 구강병리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는 구강병리학이 세포를 다루기 때문이라고 한다. 홍 교수는 “세포는 10 마이크론미터도 안 되는 작은 크기이지만 경이롭고 신비한 존재”라면서 “세포는 자신과 주인인 인체를 지키기 위해 외부의 침입에 대한 정교한 방어작용을 가졌고 인체가 불리할 경우 자살을 택해 전체를 보호하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보여주죠. 볼수록 신비스럽고 경이롭죠. 그래서 구강병리학을 택하게 됐다”고 밝힌다.
홍 교수는 서울대치과병원 임상치의학연구소 초대 소장 대한의료기기임상시험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 한국 치의학계가 의료기기를 적극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치과 진료는 95%가 의료기기를 통해 이뤄지며 약으로 처방하는 것은 5%에 불과하다”며 “치의학계가 발전하고 치과 진료가 더 나아지기 위해 의료장비와 기구를 보다 디지털화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수준 높은 생명공학 기술을 IT, 나노 기술 등과 접목시켜 세계적인 의료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정부에서 우리나라 미래 신성장동력 중 하나를 의료산업(Health Technology; HT)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러한 HT산업이 국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연구중심병원을 지정하는 작업을 기획 중입니다. 처음에는 주로 병원을 대상으로 했으나 몇 년 전부터 서울대치과병원 몇몇 교수들이 노력해 치과병원도 대상에 포함시켜 놓았습니다. 그래서 치과병원이 연구중심병원에 지정되고 육성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교수는 치과 의료기기 개발에 있어서 임상시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 나오는 의료기기는 믿을만하다는 신뢰를 얻기 위해 그들이 공인할 수 있는 임상시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의료기기 개발과 임상시험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그는 2009년 ‘의료기기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으며, 그가 소장으로 재직했던 2009년과 2010년에 임상치의학연구소는 의료기기 시험검사기관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퇴임 후에도 명예교수로서 교직에 남아 강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힌 홍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전 학년 학생들이 롤링페이퍼를 써서 준 마지막 수업”이라고 답했다. 그는 후학들에게 “자신의 입장보다 남의 입장을, 나의 이익보다 남의 이익을 생각하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양심적으로 살고 남을 배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의 마지막 당부에서 학생들을 향한 따뜻한 진심이 느껴졌다.
http://www.chihak.co.kr/news/9131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Powered by Newsbuilder
